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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의 3단 로켓엔진이 예정보다 일찍 꺼진 이유를 밝히기 위한 발사조사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중 구성된다고 합니다. 뭔가 비리 있을 때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이런 로켓엔진 일찍 꺼진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도 조사위를 구성하는 군요.
위원회에 들어갈 외부 전문가에는 학계는 물론 산업계 인사들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과학계에선 3단 엔진에서 생긴 문제를 명확히 밝히는 작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누리호의 무게를 줄이고, 보조엔진(부스터)을 붙이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의 말로는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구성은 가급적 신속히 하려고 해서 이르면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조사위원회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함께 외부 인사들도 포함됩니다. 문제가 생긴 3단 엔진에 정통한 전문가를 선임할 예정이고 항공우주 분야 대학 교수는 물론 로켓 제작과 관련한 산업계 인사들도 고려되고 있다고 합니다.
누리호는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엔진이 예정보다 46초 빨리 꺼지면서 고도 700㎞에 도달한 위성 모사체의 속도가 지구를 공전할 수 있는 초속 7.5㎞에 미치지 못 해서 모사체는 호주 인근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무거운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은 세계 일곱번째 정도 된다고합니다.
조사 기간은 3단 엔진이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 얼마나 복잡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고요. 지난 10월 21일 누리호 발사 뒤 열린 브리핑에서 항공우주연구원은 위성 모사체의 궤도 안착 실패 이유로 엔진 자체보다 압력 시스템이나 밸브의 문제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완벽히 떨어지지 않아 위성을 제 궤도에 투입하지 못한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때에는 원인을 확실히 밝혀내는데 6개월이 걸렸습니다.
과학계에선 이번 누리호 발사 과정에 대한 조사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누리호를 여러 가지 형태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발사체 자체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며 “(로켓을 다발로 묶어 추진력을 높이는 기술인)‘클러스터’의 규모는 늘리고 부스터(보조엔진)를 동체에 붙여 더 큰 위성을 올리는 방향의 성능 개량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2030년 누리호로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을 갖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교수는 “달 착륙선에 들어가는 많은 부품의 원천기술이 미국에 있다”며 “미국이 원하지 않으면 달 착륙선도 보낼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누리호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면 기술적인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로켓만 쏘면 우리나라 자력으로 달에 착륙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원천기술이 미국에 있다니 충격이네요. 미국이 기술도 뛰어나고 강대국이기도 해서 다 미국 눈치를 봐야하는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