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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이준석 대표 내부 총질’ 메시지 논란이 27일 전방위로 확산됐습니다. 대통령실과 권 대행은 메시지 내용을 ‘사적 대화’로 규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양두구육 이란

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매한다는 뜻으로 표리부동, 권상요목, 면종복배, 구밀복검와 같은 말이다.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반대의미의 단어는 표리일체이다.

양두구육의 羊은 그 양(Sheep, Lamb)이 아니라 같은 한자를 쓰는 염소(Goat)인데, 염소고기는 찌거나 삶아서 수육으로 만들면 그 식감이 다른 식육용 동물들 중에서도 개고기와 극히 유사하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돼서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가 아는 한 대통령은 당무는 당과 지도부가 알아서 잘 꾸려나갈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일이 지침을 준 일이 없다”며 “이 대표와 대통령을 모시고 회의도 하고 했지만 (이 대표를) 부정적인 뜻으로 언급한 바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싫어하는 것을 명확히 이해

그러나 울릉도를 방문 중인 이준석 대표는 서울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내부 총질하는 당대표’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특별히 이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것을 놓고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받아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 자신을 싫어하고 있음을 명확히 이해했다고 비꼰 셈입니다.

이준석 대표 sns에서 양두구육 비유하며 비판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이 섬(울릉도)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고 말해 여의도에서 자신을 공격했던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등을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비유했습니다.

권 대행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사적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원·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습니다. 또 “사적인 문자가 본의 아니게 유출됐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확인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한다. 제 프라이버시도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권 대행 또는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는 등 벌집을 쑤신 듯 들끓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말을 아꼈습니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도 사람인데 당대표가 계속 내부 불화만 야기하는 것을 보고 어찌 속내를 감출 수가 있었겠느냐”고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했습니다.

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를 제거하고 나서 기분이 좋아서 권 직무대행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정도로 대한민국이 한가한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아침부터 외부 일정을 소화했고 오전 11시 20분쯤 대통령실에 출근했을 때는 강인선 대변인의 언론 브리핑이 있어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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